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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유기견

일상다반사 2008. 9. 13. 01:48 |
#1
 중도에서 노천강당버스정류장으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갑자기 왼쪽에서 검은색 큰 개 한마리가 오른쪽 잔디밭을 향해 달려갔다. 그와 동시에 파바박 하더니 소,중,대 사이즈의 어림잡아 10마리정도 되는 개들이 줄을 지어 대장으로 보이는 개를 따라 무리를 지어 지나갔다. '명견 실버'라는 만화가 생각났다. 사람들이 기르다가 버려진 개들이 무리를 이루는데, 사람에게 악의를 품은 개들과 사람과 어쩔수없이 헤어져 사람편인 개들이 서로 세력다툼도 하고, 공공의 적인 곰을 쓰러트리는 그런 만화! 내가 본 그들은 어느 편이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개들은 다 버려진 개들. 적은 미친 곰. 서울대 유기견들의 적은 누구?

#2
 밤 12시가 넘어 학교로 가는 버스가 끊기고 나면, 낙성대에서 기숙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어김없이 흰색 개 2마리가 보인다. 어미 한놈과 그 새끼인 듯 한데, 진돗개 정도되는 크기였다. 혼자 올라가는 길에 이 녀석들이 종종 뒤따라오면 은근히 무섭다. 내가 걸어가면 타박타박 쫓아 올라가다가 서면 지네도 또 서고, 미행받는 느낌을 개에게서 느낄 줄이야. 그러던 어느날 기숙사로 걸어올라가던 중, 정말 작은 잡종개 한마리가 빨빨 거리며 낙성대공원옆 길을 따라 내려 가고 있었다. 별 생각없이 계속 올라가는데 이 개가 갑자기 내 옆을 지나서 위쪽으로 막 뛰어가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멈춰서서 아래쪽을 살펴보더니, 사뿐사뿐 위로 올라가다가 갑자기 길건너로 파파파팍 뛰어갔다. 그 순간 종종 마주치던 그 흰색 어미개가 전력질주하면서 그 작은 개를 잡으려고 뛰어가는게 아닌가! 길건너 잔디밭에서 동물의 세계에서나 보던 살려는 토끼와 잡으려는 표범의 모습을 낙성대에서 볼줄이야. 가까스로 흰색개의 공격을 피한 작은 잡종개는 자기 집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도망가니까 흰색개는 거기까지 못따라갔다. 배가 고파 배가죽이 등에 붙을려고 하는 지 새끼를 위해서 사냥을 한 듯 한데, 이 광경을 같이 목격한 아줌마도 있었는데 아마 순간 얼었던 것 같다. 나도 얼었었다.
Posted by la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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